매일같이 배달 앱을 열어 음식을 주문하는 우리에게 '배달의 민족'은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화면 너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배민의 화려한 성적표 뒤에 숨겨진 이야기,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화려한 매출 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2024년,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4조 원을 돌파하는 기록적인 성과를 이뤘습니다. 정확히는 4조 3,2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26.6% 증가한 수치인데요^1. 단순히 숫자만 봤을 때는 대단한 성공 스토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그리 장밋빛만은 아닙니다.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정작 영업이익은 6,408억 원으로 전년(6,998억 원)보다 8.4% 감소했기 때문이죠^2.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요?
배민 측은 "지난해 4월부터 알뜰배달을 무료로 제공한 것이 배달 주문 증가와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며 "그러나 소비자 배달팁을 플랫폼이 부담하는 배달 수요가 늘면서 라이더 비용이 반영된 외주용역비를 비롯한 영업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2. 쉽게 말해, 무료 배달 서비스 제공으로 주문은 늘었지만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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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증가의 실체: 자체 배달 비중 확대
배민의 매출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납니다. 전체 매출 중 82.3%가 서비스 매출로, 이는 중개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입니다^13. 특히 주목할 점은 자체 배달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배달료를 포함한 매출을 더 많이 계상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외주용역비가 2조 2,369억 원으로 전년 1조 2,902억 원보다 73.4% 급증했는데, 이는 라이더 배달비 성격의 비용입니다^13. 결국 매출은 약 8,000억 원 늘었지만 관련 비용은 1조 원 가까이 증가한 셈이죠. 이러한 상황은 실질적인 사업 확장보다는 기존 거래를 자체적으로 기록하는 방식에 가까운 '회계적 성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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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와의 관계
배민의 모든 결정 뒤에는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가 있습니다. 2020년 4조 7,500억 원을 투자해 배민을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는 현재 배민 지분의 99.98%를 보유하고 있죠^4.
해외로 빠져나가는 수익
이런 구조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국내에서 발생한 수익이 상당 부분 해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2023년에는 4,127억 원의 중간배당금을, 2024년에는 5,372억 원을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하는 방식으로 모기업에 환원했습니다^14. 2년간 약 1조 원에 가까운 금액이 해외로 빠져나간 셈입니다.
더 아이러니한 점은 딜리버리히어로의 전체 영업이익률은 1%대에 불과한 반면, 한국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14%에 달한다는 사실입니다^1. 배민은 모기업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는 존재인 것이죠.
"배달의 민족이 아니라 '게르만 민족', '빨대의 민족'이 아니냐"는 불평까지 나올 정도로 이러한 자금 유출은 자영업자와 배달 라이더들 사이에서 큰 반감을 사고 있습니다^5.
자영업자와의 갈등: 높아지는 수수료
배민의 또 다른 논란은 자영업자들에게 부과하는 수수료 문제입니다. 특히 최근 배달 중계 수수료가 음식값의 6.8%에서 9.8%로 올라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5.
예를 들어 5만 원짜리 음식이라면 기존에는 3,400원이던 수수료가 4,900원으로 인상된 셈이죠. 배민의 시장 지배력을 고려할 때, 자영업자들은 이를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과점 시장 구조의 문제
현재 한국 배달 앱 시장은 배민 59%, 쿠팡이츠 27%, 요기요 14%의 점유율로, 사실상 3개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10. 이런 과점 구조에서 자영업자들은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외국에서는 배달 업체와의 거래를 거부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은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의 자영업자 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아, 배달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장사하기가 쉽죠. 이는 자영업자들이 갑질을 당해도 대응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듭니다^6."
라이더 시스템의 변화와 노동 환경
배민의 수익 구조 변화는 라이더들의 노동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025년 2월, 배민은 라이더 배달료 체계 통합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이에 대해 라이더 노조는 "조삼모사식 개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16.
논란이 된 배달료 체계 개편
배민의 개편안은 ▲최소배달료 전국 상향 ▲장거리 할증 강화 ▲일단위 정산시스템 도입 ▲'배달고수클럽' 도입 등을 골자로 합니다^16. 그러나 노조는 "바로배달과 구간배달을 하나의 배달체계로 통합함으로써, 마치 전반적인 배달료를 인상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실제로는 라이더들의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바로배달료와 구간배달료를 조정해서 맞추고는 마치 배달료를 인상한 것처럼 이야기 하고 있다"며 "바로배달의 경우 단체협약에 명시되어 있는 바 이러한 변경은 단체협약 위반소지가 있는 변경"이라고 비판했습니다^16.
또한 배민은 라이더와 "한 달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계약 종료 1일 전까지만 통지하면 되는 계약 조건을 두고 있어 라이더들의 고용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9.
배달 문화의 변화: 과거와 현재
한국의 배달 문화는 지난 몇 년간 크게 변화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대부분의 음식점이 자체 배달 서비스를 운영했으며, 심지어 실제 접시와 식기를 제공하고 나중에 회수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과거에는 레스토랑이 자체 배달 드라이버와 오토바이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그 운전자가
오너 자신이기도 했죠. 음식은 준비가 되면 바로 집으로 배달되었고, 뜨겁고, 맛있으며, 배달 요금은 완전히 무료였습니다^6."
하지만 이제는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된 음식이 배달 앱을 통해 주문되고, 여러 주문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배달 기사들로 인해 음식 품질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런 변화는 음식의 맛과 품질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쓰레기 증가 등 환경 문제도 야기하고 있습니다^6.
경영진 교체와 그 의미
2024년 7월, 이국환 배민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갑자기 사임했습니다^11. 불과 1년 6개월 만의 사임이었고, 그가 재임하는 동안 배민은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는 점에서 업계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후 새 대표로 김범석(오스틴 김) 전 트렌디욜고 창업자가 내정됐는데, 그는 튀르키예의 이커머스 플랫폼 '트렌디욜(Trendyol)'의 음식 배달 서비스 창업자입니다^12. 국제적 경험을 가진 새 경영진의 등장이 한국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업계에서는 "이익 환원과 관련하여 본사와의 의견 대립이 있었을 가능성"과 "배민의 수익 중 약 60%가 독일 DH로 유출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배민의 사회적 책임과 미래 방향
이제 우리는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민이 4조 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동안, 정말 한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까요? 외국 자본에 의해 운영되는 기업이 한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해외로 가져가는 것은 국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배민의 김봉진 창업자가 2020년 회사를 매각한 이후, 많은 이들이 "만약 김봉진이 계속 경영했다면,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위한 기여가 더 컸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현합니다.
배달 앱은 우리의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그 이면에는 자영업자의 부담, 라이더의 노동 환경 악화, 해외 자본으로의 이익 유출 등 다양한 문제가 존재합니다. 배민이 진정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주주 가치 극대화를 넘어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결론: 배달 앱의 미래와 우리의 선택
배달의 민족은 한국 배달 문화를 혁신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하지만 그 성공 이면에는 여러 논란과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4조 원대 매출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이 한국 사회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입니다.
소비자로서 우리는 편리함만을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더 넓은 사회적 맥락을 고려할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배민과 같은 플랫폼 기업들은 기술 혁신과 함께 사회적 책임도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제 배달 앱을 열 때마다 우리는 단순히 음식을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선택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의 선택은 어떤 배달 문화를 만들어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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