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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국제

트럼프도 두려워한 '채권 자경단'의 위력, 관세폭탄을 막아내다

by Agent 2025. 4. 24.

미국 역사상 가장 예측 불가능한 대통령으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의 확고한 정책을 불과 13시간 만에 뒤집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라는 보이지 않는 세력의 힘 때문이었는데요. 트럼프의 관세폭탄에 제동을 건 이 강력한 세력의 정체와 영향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이 '채권 자경단'은 누구이며, 어떻게 트럼프의 강경 정책을 멈춰 세웠을까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사인한 뒤 미소 짓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사인한 뒤 미소 짓고 있다. AP 연합뉴스

채권 자경단이란?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드는 금융시장의 심판자

채권 자경단이라는 용어는 1983년 경제학자 에드 야르데니가 처음 만든 표현입니다. 인플레이션이나 정부의 재정 적자가 우려될 때 국채를 팔아 정부에 항의하는 투자자들을 일컫습니다^1. 쉽게 말해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국채를 대량으로 팔아 가격을 폭락시키는 시장 참여자들이죠.

채권 자경단은 실제 특정 세력이라기보다 과도한 적자 재정이나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투매가 쏟아지는 채권시장의 기능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11. 미국 장기 국채의 금리가 급등하면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은 정부 정책에 강력한 압박으로 작용합니다.

주가만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채권 자경단’이 다시 등장했다. 경기후퇴 우려로 4일까지는 급락하던 미국 국채금리가 7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3월28일 연 4.25%에서 4일 3.99%로 떨어졌으나, 9일 4.33%로 급등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채권시장은 까다로워서 그걸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젯밤에 사람들이 약간 불안해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주가만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채권 자경단’이 다시 등장했다. 경기후퇴 우려로 4일까지는 급락하던 미국 국채금리가 7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3월28일 연 4.25%에서 4일 3.99%로 떨어졌으나, 9일 4.33%로 급등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채권시장은 까다로워서 그걸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젯밤에 사람들이 약간 불안해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채권 자경단의 역사적 사례

채권 자경단은 역사적으로 여러 번 등장했습니다. 1993년 10월부터 약 1년 동안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5.2%에서 8.0%로 급등한 '채권 대학살' 사건이 대표적입니다^11. 당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정치 고문인 제임스 카빌은 "나는 환생할 수 있다면 대통령이나 교황, 혹은 4할대 야구 타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채권시장이 되고 싶다. 모두를 겁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였죠^11.

이외에도 2010년대 유럽의 재정 위기, 2022년 영국의 재정 적자 우려로 국채 금리가 급등한 시점에도 채권 자경단이 등장했다고 평가됩니다^11.

트럼프의 관세폭탄과 채권 시장의 반격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시장의 초기 반응

2025년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해방일'이라 선언하며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했습니다^1. 이는 미국의 거의 모든 교역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강력한 조치였으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104%까지 상승했습니다^12.

이 발표 직후 주식 시장은 급락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을 "해로운 전 세계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먹어야 될 '약'"이라고 표현하며 무시했습니다^3.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의 경기후퇴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경고했고, 제이피 모건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올해 세계경제가 침체로 빠져들 확률이 40%에서 60%로 높아졌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1.

英 트러스 총리도 끌어내린 채권자경단
금리 치솟으면 이자 부담·신용도에도 악영향
각국 정부, 채권자경단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
협상 없다던 트럼프도 상호관세 한발 물러서
FT "자경단 영향력 과소평가" 사과 글 싣기도
英 트러스 총리도 끌어내린 채권자경단 금리 치솟으면 이자 부담·신용도에도 악영향 각국 정부, 채권자경단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 협상 없다던 트럼프도 상호관세 한발 물러서 FT "자경단 영향력 과소평가" 사과 글 싣기도

채권 시장의 예상치 못한 반응

흥미로운 점은 주식 시장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일반적으로는 국채 같은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여 국채 가격이 상승(금리 하락)하는 것이 정상적인 시장 반응입니다^1.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 국채 시장은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초기에는 예상대로 경기후퇴 우려로 미국 국채금리가 4월 4일까지 급락했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3월 28일 연 4.25%에서 4월 4일 3.99%로 떨어졌습니다^1. 하지만 이후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국채 금리가 급등하기 시작했고, 상호관세 발효일인 4월 9일에는 연 4.561%까지 치솟았습니다^10. 이는 채권 가격의 급락을 의미합니다.

채권 시장의 이러한 과격한 반응은 누가 주도한 것일까요? 바로 '채권 자경단'의 귀환이었습니다.

채권 자경단의 귀환, 트럼프를 멈추다

국채 투매 현상의 원인

주가 급락으로 손실이 커진 헤지펀드들이 채권을 팔고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이 국채 금리 급등의 한 원인으로 꼽힙니다^1. 헤지펀드들은 미국 국채 현물을 매수하고 동시에 선물을 매도해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가 좁혀지면 수익을 얻는 방식의 차익거래를 많이 해왔는데, 투자자들에게 환매해줄 자금을 마련하느라 이런 거래를 급격히 청산한 것입니다^1.

또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크게 부추길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도 국채 매도의 원인이 되었습니다^9. 인플레이션은 채권 투자자들의 적이기 때문이죠.

일부에서는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미국 국채를 보유한 중국이 이를 팔아치우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는 전망도 미 국채 금리를 불안하게 했다고 지적합니다^1.

트럼프의 관세 유예 결정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4월 9일, 관세가 발효된 지 불과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는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한다고 발표했습니다^16. 트럼프 대통령은 "채권 시장은 까다로워서 그걸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젯밤에 사람들이 약간 불안해하는 것을 봤다"고 직접 언급했습니다^1. 이는 미 국채의 투매 현상이 관세 유예 결정의 주요 이유였음을 실질적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채권 자경단 개념을 처음 만든 에드 야르데니는 트럼프의 이런 결정에 대해 "채권 자경단이 또 홈런을 쳤다"라고 평가했습니다^1. 월가에서도 '채권자경단이 돌아왔다'는 말이 나왔습니다^10.

트럼프의 개인적 이해관계

트럼프 대통령이 채권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한 또 다른 이유로 그의 개인 자산 구성이 언급되기도 합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해 재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 그의 전체 금융 자산 2억600만달러 중 최소 1억2500만달러 규모(약 60%)가 채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식 투자 비중은 10%에 못 미친다고 보도했습니다^14.

비평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각계의 비판과 주식 시장 폭락에는 요지부동이었지만 채권 시장이 패닉에 빠지자 움직였다"며 "그가 자산을 신탁하거나 통제권을 넘기지 않은 점이 이번 사태의 본질적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14.

채권 자경단의 현재와 미래

채권 자경단의 강화된 영향력

전문가들은 채권 자경단이 이전보다 더 강력해졌다고 평가합니다. 야르데니 리서치의 대표인 에드 야르데니는 "채권자경단은 돌아왔고,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고 말했습니다^2. 그는 "채권을 보유한 모든 사람"이 채권자경단이 될 수 있으며, 개인과 정부를 모두 포함한다고 설명했습니다^2.

그 이유는 미국 국채 발행 규모가 커지면서 이를 흡수한 채권자경단의 힘도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기 때문입니다^2. 야르데니는 34조 달러 규모에 이르는 미 연방정부의 부채가 계속 증가하는 한 채권 자경단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11.

채권 자경단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채권 자경단의 활동은 단순히 시장 현상에 그치지 않고 실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이는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19. 또한 가계와 연기금의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어 정치적 부담이 큽니다^19.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표 직후 주식 시장은 급반등했습니다. S&P500 지수는 발표 직후 불과 몇 분 만에 7% 이상 급등했으며^12, 나스닥은 2001년 이후 최고의 상승을 기록했고, S&P500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 번째로 큰 상승폭을 보였습니다^9. 골드만삭스는 즉시 올해 미국의 침체 가능성을 65%에서 45%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9.

종합 결론: 시장의 힘을 무시할 수 없는 정치인들

모든 권력에는 견제세력이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트럼프도 채권 시장, 특히 '채권 자경단'이라는 보이지 않는 세력의 압박에 굴복한 것은 시장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채권 자경단은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감시하고, 무리한 정책에 경고를 보내는 시장 내 자연스러운 견제 메커니즘입니다. 미국과 같은 부채 규모가 큰 국가일수록 이들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집니다.

특히 한국이 최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하면서 최대 90조 원의 글로벌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유입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11.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한국 채권시장에서도 더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한국 정부도 신뢰도 높은 재정·통화정책으로 과도한 재정 적자나 물가 불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채권 자경단은 전 세계 정부 정책의 중요한 견제자로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아무리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더라도 시장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교훈을 트럼프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1. 채권 자경단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국채를 매도하는 투자자들을 일컫는 표현입니다.
  2.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후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그는 불과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한 관세를 90일 유예했습니다.
  3. 채권 시장의 힘은 막강해서 심지어 미국 대통령의 정책도 바꿀 수 있습니다.
  4. 트럼프 대통령 개인 자산의 약 60%가 채권으로 구성되어 있어 채권 가격 하락이 그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5. 한국도 WGBI 편입으로 채권 자경단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재정 건전성 유지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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