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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경제

디지털 달러 패권의 시대: 스테이블 코인의 부상과 글로벌 금융 질서의 변화

by Agent 2025. 3. 16.

트럼프 행정부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 전략이 새로운 세계 금융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암호화폐 발전을 넘어 글로벌 경제 패권의 재편, 국가 화폐 주권의 도전, 그리고 전통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달러에 가치를 고정한 스테이블 코인 시장은 향후 5년간 3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이러한 확장은 국제 무역, 국가 금융 정책, 그리고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추세를 적극 활용하여 미국 국채 수요 증가와 달러 패권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테이블 코인의 성장과 국제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

스테이블 코인은 가치가 급격하게 변동하지 않도록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와 일정한 교환가치를 가지도록 설계된 가상화폐입니다. 이러한 스테이블 코인은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성장하여 국제 금융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달러와 연동된 테더(USDT), 유에스디코인(USDC), 다이(DAI) 등의 스테이블 코인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만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43.3조원(약 320억 달러) 규모의 거래량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성장세는 전 세계적으로도 나타나고 있으며,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향후 5년간 3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의 급속한 성장은 그 편의성에서 비롯됩니다. 복잡한 송금 절차 없이 환전 수수료도 부과되지 않으며, 수출업체와 수입업체 간 실시간 결제가 가능해 환율 리스크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특히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국가들에서 스테이블 코인의 사용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튀르키예와 베네수엘라와 같이 경제 불안정 국가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이 법정 화폐보다 더 신뢰받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각국 통화 주권을 약화시키며 미국 달러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의 성장은 단순히 암호화폐 시장의 발전을 넘어서 국제 금융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세계 1위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를 발행하는 테더사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976억 달러로, 이는 독일(880억 달러)을 넘어 한국(1167억 달러)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이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이 국제 금융 시장에서 중요한 행위자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만약 급작스러운 '코인런'이 발생해 테더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 국채를 대량 매도할 경우, 이는 세계 금융시장 전반을 흔들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달러 패권 강화 전략과 스테이블 코인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가상화폐의 일종인 스테이블코인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명하고 있습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백악관에서 열린 첫 '디지털 자산 서밋' 회의에서 달러가 세계의 지배적인 기축통화가 되도록 하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와는 달리 가상자산에 대한 입장을 크게 바꾸었음을 보여줍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 코인을 지지하는 핵심 이유는 미국 달러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미국 국채 수요를 늘려 재정 안정성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현재 규제권으로 들어온 스테이블 코인의 담보 대부분은 미국 국채입니다. 특히 주요 스테이블 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은 올해 9월 기준 담보의 86%가 미국 국채였습니다. 이처럼 스테이블 코인 사용이 늘면 미국 국채 등 달러 수요가 늘면서 달러의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구상을 트럼프 행정부는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2025년 초 트럼프의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디지털 달러 패권 프로젝트"와 맥을 같이 합니다. 트럼프는 "미국 달러는 단순한 화폐가 아니라, 자유와 번영의 상징입니다. 이제 우리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이 상징을 진화시킬 것입니다.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미국의 경제적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미국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도 달러 패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전략은 단순히 가상자산 시장을 확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 자산 중심의 새로운 금융 체제를 설계하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달러의 영향력과 미 국채 수요를 키워 미국의 재정 안정을 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뉴욕 사무소 김좌겸 차장은 "연준에서도 사실 원로 인사가 그런 스테이블 코인의 달러화가 굉장히 많이 연동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달러화의 지위는 암호 자산과 상관없이 굉장히 굳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적도 있고요"라고 언급했습니다.

새로운 금융 질서의 형성과 글로벌 영향

스테이블 코인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의 디지털 달러 전략은 새로운 금융 질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질서는 전통적인 국제 금융 시스템과는 다른 특성을 가집니다. 트럼프는 이를 "21세기의 브레튼우즈 체제"라고 부르며, "우리는 세계 경제의 중심에 디지털 달러를 심었습니다. 이것이 미국의 새로운 황금시대입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금융 질서 속에서 몇 가지 주요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첫째, 글로벌 무역에서의 변화입니다. 각국 기업들은 더 이상 자국 통화로 거래하지 않고, 트럼프 정부가 보증한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거래를 수행하는 경향이 늘고 있습니다. 이는 달러 의존도를 크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둘째, 개발도상국의 위기 가능성입니다. 스테이블 코인의 확산은 자국 통화가 약한 국가들에게 큰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이 자국 통화를 버리고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이들 국가의 통화 주권이 약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는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셋째, 미국 국채의 새로운 역할입니다. 스테이블 코인의 준비 자산으로 미국 국채가 사용되면서, 미국은 전 세계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채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 경제는 안정성을 유지하는 반면, 다른 국가들은 통화 정책의 자율성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세계 각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무기로 대응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에게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권장하며 디지털 금융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유럽연합 역시 디지털 유로를 출시했지만,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6년 유엔 경제포럼에서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디지털 달러 체제는 글로벌 경제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질서를 모색해야 합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과 금융 시스템의 변화

스테이블 코인의 확산은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 시스템의 역할이 축소되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직접적인 금융 거래가 활성화되는 'Mobile Finance'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2010년대 초반부터 예측되었던 변화로, 스마트폰이 PC 수준의 인터넷 브라우저와 접속 속도,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PC 온라인 금융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기존 은행 시스템을 우회하는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특히 국제 송금과 무역 결제 분야에서 두드러집니다.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을 통한 국제 송금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수료가 높은 반면,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한 송금은 빠르고 저렴하며 국경을 초월한 거래가 용이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특히 국제 무역 거래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하며, 일부 무역 결제가 스테이블 코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금융 안정성에 대한 새로운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마이클 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규제받지 않은 채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스테이블 코인이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스테이블 코인은 정부가 발행하거나 보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의 위험을 안고 있으며, 규제받지 않는 스테이블 코인은 "매우 폭발적이고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2022년 당시 최대 알고리즘형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루나가 일시에 휴지 조각이 된 사건은 스테이블 코인의 잠재적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나 미국 국채, 금 등을 담보로 가치를 고정한다고 하지만, 민간 발행사의 준비자산이 부실하게 운용될 수 있으며, 스테이블 코인의 불안이 일시에 전체 가상자산과 전통적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규제 대응과 국가별 접근 방식

스테이블 코인의 급성장에 따른 잠재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은 다양한 규제 접근 방식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의회의 입법안을 통해 시장 규율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암호자산시장법(MiCA)을 통해 발행처의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를 담보로 한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시장에 규제 확실성을 제공하기 위한 법안 작업을 하는 의원들의 노력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아직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명확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논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특히 일부 무역 결제가 스테이블 코인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준비가 미흡함을 보여줍니다.

 

정부 차원의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련 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의 잠재적 리스크를 억제하면서 금융 혁신의 편익은 극대화할 수 있는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또한, 해외 발행 코인들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국제 금융 협의체와의 긴밀한 공조도 필수적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래 센터장은 "한국도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의 조속한 제정을 통해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들에게 규제 명확성을 부여하면서,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규제 체계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라며, "현재 환율이 1천440원꼴인데 반해,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1천 500원이 넘는 가격에 추가 금액까지 반영돼 한국에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역사적 맥락: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디지털 달러 시대로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새로운 금융 질서의 형성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맥락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트럼프가 "21세기의 브레튼우즈 체제"라고 언급한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통화 시스템을 규정한 국제 합의로, 달러를 금에 고정하고 다른 통화들은 달러에 고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이 체제는 1970년대 초 닉슨 쇼크로 붕괴되었지만, 달러는 여전히 국제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유지해왔습니다.

 

브레튼우즈 체제와 유사하게, 현재의 스테이블 코인 체제는 달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국제 금융 질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다만 금 대신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 자산이 준비금으로 사용되며, 디지털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체제는 트럼프가 추진하는 "디지털 달러 패권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브레튼우즈 체제가 미국의 경제적 우위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했듯이, 스테이블 코인 체제 역시 미국의 금융 패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 맞물려, 이러한 전략은 국제 금융 질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브레튼우즈 체제가 결국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문제로 인해 붕괴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의 스테이블 코인 체제 역시 장기적으로는 유사한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재정 적자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국채 수요 증가는 단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경쟁과 국가 간 디지털 금융 전쟁

스테이블 코인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미국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디지털 금융 세계에서 패권을 확립하려는 시도에 대항하여, 다른 국가들도 자국의 전략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무기로 대응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에게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권장하며 디지털 금융 전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유럽연합 역시 디지털 유로를 출시했지만,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경쟁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서, 국제 무역과 정치적 영향력을 둘러싼 포괄적인 경쟁의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특히 미중 간의 경쟁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미국의 무역전쟁이 디지털 금융 영역으로 확장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국은 디지털 달러 전략을 통해 경제적 우위를 유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을 증가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스테이블 코인은 새로운 형태의 화폐로 기능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스테이블 코인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한 인식을 반영합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디지털 금융 경쟁은 향후 글로벌 금융 질서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달러 스테이블 코인 전략이 성공한다면, 미국은 디지털 시대에도 달러 패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국제 금융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면, 글로벌 금융 질서는 새로운 양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

스테이블 코인의 부상은 한국 경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비기축통화국인 데다 무역 비중이 큰 우리나라에는 향후 통화 주권까지 흔들 수 있는 '발등의 불'입니다. 달러 가치에 1 대 1로 연동된 해외 스테이블 코인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외환·금융시장의 위협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에 상장한 테더, 유에스디코인, 다이 등 달러 연동 스테이블 코인 거래량은 올해 들어(1~9월) 43조3000억원(약 320억달러)에 이르며, 국내 무역 거래 중 일부가 이 코인으로 이뤄지면서 '외환시장 복병'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한 통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의 대응 방안으로는 여러 가지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첫째, 정부 차원의 제도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련 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의 잠재적 리스크를 억제하면서 금융 혁신의 편익은 극대화할 수 있는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둘째, 국제 협력이 중요합니다. 스테이블 코인이 모두 해외에서 발행된 코인인 만큼, 금융안정위원회(FSB) 등 국제 금융 협의체와의 공조는 필수적입니다. 특히 미국, 유럽연합 등 주요국의 규제 동향을 주시하고, 이에 발맞춘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한국형 디지털 금융 전략의 수립이 필요합니다. 한국은행이 진행 중인 wCBDC(도매형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규제 샌드박스는 예금 토큰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 금융이나 지급 결제 수단이 될 수 있어 기대가 크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더욱 확대하여, 한국형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디지털 달러 시대의 도래와 금융 질서의 재편

스테이블 코인의 부상과 트럼프 행정부의 디지털 달러 전략은 글로벌 금융 질서의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서, 국제 정치와 경제 질서의 재편을 수반하는 역사적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2030년까지 전 세계는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 없이 금융 거래를 상상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러한 변화의 규모와 중요성을 잘 보여줍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달러 단순 대체 수단이 아닌 상응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가상자산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중 하나로, 미국이 무역 적자를 대폭 줄여 달러 유동성 충격이 오면 다른 국가들은 제3의 대안을 만들게 되는데, 이때 위안화·엔화·유로보다 국가가 통제하지 않는 비트코인이 가장 좋은 선택지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위험과 도전을 수반합니다. 스테이블 코인의 불안이 일시에 전체 가상자산과 전통적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규제 체계가 미비한 상황에서는 그 위험성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또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확산은 각국의 통화 주권을 약화시키고, 미국 중심의 금융 질서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달러 시대의 도래는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수반할 것입니다. 은행의 역할이 축소되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직접적인 금융 거래가 활성화되며, 국경을 초월한 금융 시스템이 구축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국가와 기업, 개인은 새로운 금융 환경에 적응하고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한국과 같은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디지털 금융 시대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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