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법정 정년 65세 연장보다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이 경제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초고령사회와 고령층 계속근로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시행된 60세 정년 연장이 고령층 고용을 증가시켰지만 청년 일자리 감소 등 여러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향후 65세까지 계속근로가 가능해지면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을 최대 1.4%포인트 높일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일률적인 정년 연장보다는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노동계가 주장하는 법정 정년 연장과는 상반된 입장으로, 사회적 논란이 예상됩니다.

고령화로 인한 노동시장 위기, 대책이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고령화로 심각한 노동력 감소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성·연령별 고용률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향후 10년간 노동공급 규모는 무려 141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4. 이는 현재 노동공급량의 6.4%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GDP를 3.3%(연 0.33%)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8.
고령층이 생산적으로 오래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 환경 조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특히 연금수급 개시 연령이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2028년 이후 60세에 정년 퇴직하는 고령층은 연금 수급개시 전까지 5년의 소득공백(60~64세)이 발생하게 됩니다^16. 이러한 상황에서 고령층의 높은 계속근로 의지를 반영하면서도 경제 전체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연구팀장은 "고령층의 높은 계속근로 의지와 은퇴 후 소득공백 등을 고려하면 '고령층이 더 오래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을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7.
[이슈/사회] - 숨겨진 위기: '쉬었음' 청년 급증과 실업률 통계의 역설
숨겨진 위기: '쉬었음' 청년 급증과 실업률 통계의 역설
현재 대한민국은 실업률 3% 내외의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통계 속에 감춰진 또 다른 현실이 있습니다. 일하지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 인구가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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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의 실상: 기대와 달랐던 현실
청년 고용에 미친 부정적 영향
한은의 분석 결과, 2016년 시행된 60세 정년 연장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정년연장으로 2016-2024년 중 55-59세 임금근로자 고용률이 1.8%포인트(약 8만 명), 상용근로자 고용률은 2.3%포인트(약 10만 명)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23-27세 청년고용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
청년층의 임금근로자 고용률은 6.9%(약 11만 명), 상용근로자 고용률은 3.3%(약 4만 명) 감소했으며, 이를 고령층 고용 효과와 비교하면 고령 근로자 1명 증가 시 청년 근로자는 약 1명(0.4~1.5명)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8. 이는 임금체계 변화 없이 정년만 연장하면서 기업들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규 채용을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1.
혜택의 불균등한 분배
정년연장의 혜택은 모든 고령층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노동조합 비중이 높은 일자리, 특히 대기업에서 고령층 고용 증가 효과가 두드러졌으며, 이로 인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화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16.
또한 기업들은 정년 연장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기퇴직 유도 등 다양한 인사·노무 정책을 시행했고, 이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고령층 고용 증가 효과는 점차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3. 2016년 9.6%였던 조기퇴직률은 2024년 11.7%까지 상승했습니다^12.
퇴직 후 재고용: 한은이 제안하는 대안
재고용의 개념과 장점
한은이 제안하는 '퇴직 후 재고용'은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와 근로관계를 종료한 후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해 다시 고용하는 제도입니다^4.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임금 연공성에서 벗어나 직무 성과에 기반한 임금체계 개편을 도모할 수 있고, 근로시간 등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4.
오삼일 한은 고용연구팀장은 "퇴직 후 재고용은 급여 테이블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는 방식으로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임금 조정이 병행될 수 있다"며 "기업의 인건비 부담 없이 노사 간에 상생 가능한 고령층 계속 근로를 위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9.
기존 정년 연장 방식은 연공형 임금체계와 고용 경직성을 유지한 채 정년만 법적으로 연장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부작용이 컸던 반면, 퇴직 후 재고용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11.
재고용의 경제적 효과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퇴직 후 재고용을 통해 65세까지 계속근로가 가능해질 경우 향후 10년간 성장률을 0.9~1.4%포인트(연 0.1%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4. 이는 인구감소로 인한 경제성장률 하락(연 0.33%)의 3분의 1 정도는 방어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4.
또한 근로자 개인 측면에서도 65세까지 계속 근로하게 되면 기존 소득공백 기간(60~64세) 동안 정부가 제공하는 노인 일자리에 종사하는 경우보다 월 소득이 179만원 증가하고, 65세 이후 연금 수령액도 월 14만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8. 이는 임금을 정년퇴직 전 수준의 60%를 받는 것으로 설정하고, 65세까지 계속 근로하면서 국민연금 보험료도 내는 것을 가정한 결과입니다^8.
일본의 고령자 고용 모델에서 배우는 교훈
일본의 고령자 고용 제도
한국보다 17년 앞서 초고령화 시대를 맞은 일본은 2013년 '고령자 고용안정법'을 시행해 노동자가 계속고용을 원하면 기업이 65세까지 의무 고용하도록 했습니다^6. 기업에는 정년 연장, 정년 폐지, 퇴직 후 계약직 재고용이라는 세 가지 선택지를 주었는데, 2022년 기준 약 70%의 일본 기업이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선택했습니다^6.
일본은 30년에 걸친 장기 로드맵('60세 정년 → 65세 고용 확보 → 70세 취업 기회 확대')을 통해 고령층 고용 정책을 단계적으로 도입했으며, 특히 65세 고용확보 의무화를 12년간 점진적으로 추진하며 연착륙을 유도했습니다^14.
성과와 한계
일본의 정책 시행 결과, 60
64세 취업률은 2012년 57.7%에서 2022년 73.0%로 크게 증가했고, 65
69세 취업률도 37.1%에서 50.8%로 상승했습니다^6. 그러나 재고용된 고령자의 임금은 60세 시점 대비 평균 20~4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0.
일본은 이러한 임금 하락을 보완하기 위해 1995년부터 '고령자 계속고용급부' 제도를 시행해 고용보험으로 삭감된 임금을 보전해주고 있습니다^6. 이와 달리 한국은 고령자 고용지원금을 노동자가 아닌 사업주에게 주고 있어, 일본식 모델을 도입할 경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6.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입장
한은과 정부의 시각
한은은 퇴직 후 재고용을 단기간 내 법적으로 의무화하기보다 초기에는 기업 자율에 맡기고, 점진적으로 재고용 의무를 부과하는 단계적 접근을 제안했습니다^1. 이는 단기간 내 재고용을 의무화할 경우 노동자 교섭력이 강화되면서 현행 임금체계를 유연화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입니다^1.
고용노동부는 기업이 정년연장, 정년폐지, 퇴직 후 재고용 중 한 가지를 의무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일본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1. 정부는 고령화와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대응할 목적으로 시니어 인력 활용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10.
노동계와 기업의 대립
노동계는 한은의 제안에 비판적입니다. 한국노총은 "퇴직 후 재고용 의무를 점진적으로 부과하자는 주장은 기업의 선의에 기대는 것인 만큼 그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기업의 비용절감과 노동유연성 확대에만 초점 둔 편파적 보고서"라고 비판했습니다^5.
더불어민주당과 양대노총은 퇴직 후 재고용이 아닌 법정 정년연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수급 개시연령과 연계한 65세 법정 정년연장의 연내 입법추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5.
반면, 기업들은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해 정년 폐지나 연장보다는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10. 작년 기준 약 38%의 기업이 이미 퇴직 후 재고용제도를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임금 연공성이 낮고 직무급·직능급을 운영하는 사업체일수록 재고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8.
재고용 제도의 현실적 도입 방안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효과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일본의 경우 12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제도를 도입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14. 초기에는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점차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또한 재고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임금 감소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합니다. 일본은 '고령자 계속고용급부' 제도를 통해 고용보험으로 삭감된 임금을 보전해주고 있는데, 한국도 이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해 고령 근로자의 소득 안정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습니다^6.
퇴직 후 재고용 제도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기업 문화와 인사 시스템의 변화도 필요합니다. 직무 중심의 임금체계 도입, 근로시간 유연화, 고령 근로자의 능력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직무 재설계 등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고령화 사회를 위한 현명한 선택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층의 계속근로는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이 단순한 정년 연장보다 경제적으로 더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방식은 청년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고령층의 계속근로를 장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퇴직 후 재고용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노사 간의 합의와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임금체계 개편, 근로조건 유연화, 고령 근로자의 소득 안정성 보장 등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대 간 갈등이 아닌 상생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입니다. 고령층은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생산적으로 일할 기회를 얻고, 청년층은 충분한 일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균형 잡힌 노동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현명한 선택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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