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와 정치 지형의 변화: 미국 노동자 계층의 정치적 이동과 그 함의

세계화의 물결이 휘몰아치는 21세기, 미국 노동자 계층의 정치적 지지 기반이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 민주당의 확고한 지지층이었던 노동자 계층이 공화당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단순한 정치적 변화를 넘어 글로벌 경제 질서의 재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원인과 영향, 그리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시사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부자된 중국 노동자, 가난해진 미국 노동자 세상의 판을 바꾼다 (신현호 작가)

 

미국 정치 지형의 재편: 노동자 계층의 이동

지지층 변화의 실상

최근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 중 46%가 자신을 노동자 계층 또는 하층 계급으로 인식하는 반면, 민주당원은 35%만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습니다^19. 이는 2022년부터 관찰된 새로운 트렌드로, 과거에는 민주당이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더 많이 받았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심층적인 정치적 재편을 나타냅니다.

교육 수준에 따른 정치적 성향도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4년제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유권자의 63%가 공화당과 연계되어 있으며, 이는 지난 15년 동안 상당히 증가한 수치입니다^2. 이러한 교육 수준과 정치적 성향 간의 격차는 특히 백인 유권자 사이에서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The nation’s growing diversity has had a much larger impact on the Democratic than Republican coalition

민주당의 정체성 위기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역사상 가장 친노동 대통령"이라고 자부했지만, 현실은 그의 주장과 달랐습니다. 2024년 선거에서 노동자 계층 유권자들은 전통적인 민주당의 지지 기반에서 더욱 멀어졌습니다^20. 이에 대해 일부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민주당이 수십 년 동안 노동자 계층을 진정으로 포용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민주당을 해체하고 재건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합니다^20.

노동자 계층의 이탈 원인으로는 민주당이 거시적 이슈(기후 변화, 소수자 대표성, 다문화주의 등)에 집중하는 동안 노동자들의 당면 문제를 소홀히 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16. 또한 이민 정책, 인플레이션, 일자리 문제 등에 대한 공화당의 메시지가 노동자 계층에게 더 효과적으로 다가갔다는 평가도 있습니다^20.

세계화의 역사적 단계와 그 영향

세계화의 시대적 구분

세계화는 크게 세 단계로 구분됩니다^7:

• 첫 번째 세계화(1870-1914): 상품, 사람, 자본의 대륙 간 이동이 활발했던 19세기 세계화의 정점
• 두 번째 세계화(1944-1971): 브레튼우즈 체제 하에서의 국제 경제 질서
• 세 번째 세계화(1989-2020년대 초):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디지털 혁명과 함께 가속화된 세계화

각 단계는 서로 다른 경제적, 사회적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세 번째 세계화 시기는 신자유주의 확산과 함께 선진국 내 불평등 심화를 가져왔습니다.

세계화와 임금 정체

미국에서는 1973년 이후 노동 생산성이 향상됨에도 불구하고 실질 임금이 정체되는 전례 없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4. 이러한 임금 정체의 원인으로는 세계화, 고급 기술 자동화, 노동 시장 집중 등이 지목됩니다^11. 특히 개방 경제에서는 기술적 발전과 외국과의 경쟁이 폐쇄 경제에서보다 실질 소득 하락을 더 쉽게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4.

미국의 제조업 기반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심각하게 침식되었으며, 500만 개 이상의 일자리와 약 7만 개의 공장이 사라졌습니다^5. 특히 2001년 이후 중국과의 무역 적자로 인해 약 382만 개의 미국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제조업 부문이 이 타격을 가장 크게 받았습니다^5.

코끼리 곡선: 글로벌 불평등의 시각화

코끼리 곡선의 의미

"코끼리 곡선"(Elephant Curve)은 경제학자 브랑코 밀라노비치와 크리스토프 락너가 2013년에 발표한 그래프로, 1988년부터 2008년까지 전 세계 다양한 소득 그룹의 불균등한 소득 성장 분포를 보여줍니다^3. 이 곡선은 코끼리 측면 프로필과 유사하여 이름 붙여졌습니다.

이 그래프에서 X축은 글로벌 소득 분포의 백분위수를, Y축은 소득의 누적 성장률 백분율을 나타냅니다. 주요 결론은 전 세계 상위 1%가 약 60%의 소득 증가를 경험한 반면, 전 세계 중산층(주로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국가의 중산층)은 70~80%의 소득 증가를 경험했다는 것입니다^3.

승자와 패자

코끼리 곡선이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통찰은 선진국의 중하위 계층(특히 미국과 유럽의 노동자 계층)이 글로벌 소득 재분배에서 상대적 패자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지난 20년 동안 실질 소득이 거의 정체되거나 감소했습니다^3. 반면 신흥국의 중산층과 전 세계 상위 1%는 가장 큰 수혜자였습니다.

이러한 소득 변화 패턴은 선진국 내 노동자 계층의 경제적 불안과 정치적 불만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 지형 변화

피케티의 불평등 분석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현대 불평등의 역사적 패턴을 분석하며, 1980년대 이후 부의 불평등이 다시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6. 그는 현재 시대를 "제2의 도금 시대(Second Gilded Age)"로 명명하고, 이 시기가 경제 성장의 안정성과 함께 불평등이 약화되지 않는 독특한 특성을 가진다고 설명합니다^6.

계급 이동성과 극우 정당 지지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하향 계급 이동성(부모보다 낮은 사회적 계급으로 이동)이 극우 정당 지지와 연관되어 있습니다^1. 이는 생활 만족도 감소와 소득 불안정성과 관련이 있으며, 이러한 경제적 요인들이 유럽 국가들에서 극우 정당의 부상을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1.

미국에서도 2016년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백인 노동자 계층의 지지가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는 사회적, 지리적 이동성 부족으로 "뒤처진" 지역사회의 불만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15.

글로벌 경제 질서의 재편

산업 정책의 귀환

신자유주의 시대의 종언과 함께 산업 정책이 다시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2022년 미국의 CHIPS & Science Act는 미국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527억 달러를 승인했으며, 추가로 과학 및 혁신 지원에 2,000억 달러를 배정했습니다^8. 이는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국의 적극적 정책 개입을 보여줍니다.

이 법안에는 중국과 같은 "우려 대상 외국"에서의 제조 능력 확장을 10년 동안 금지하는 등의 엄격한 조건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8.

무역 정책의 변화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시대의 중국 관세를 유지하면서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율을 더 인상했습니다. 2024년 9월 27일부터 전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은 100%, 태양전지에 대해서는 50%, 전기차 배터리와 중요 광물, 철강, 알루미늄 등에 대해서는 25%로 인상됩니다^9.

이러한 관세 정책은 바이든의 다른 경제 정책들과 마찬가지로 청정 에너지와 반도체 칩 등의 분야에서 미국 국내 제조업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9. 이는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의 약화와 국가 안보 및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호주의적 접근의 강화를 의미합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시사점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

세계화의 둔화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는 한국과 같은 수출 의존형 경제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합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다음과 같은 전략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1. 산업 구조 다변화: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미래 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2. 내수 경제 강화: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여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합니다.
3. 기술 자립도 향상: 핵심 기술의 자립도를 높여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대한 취약성을 줄여야 합니다.

노동 정책의 재고

미국과 유럽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노동자 계층의 경제적 불안은 심각한 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국도 다음과 같은 노동 정책 방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1. 소득 불평등 완화: 적정 임금 보장과 사회 안전망 강화를 통해 글로벌화의 혜택이 사회 전체에 고르게 분배되도록 해야 합니다.
2. 교육과 재훈련 확대: 기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노동자들의 교육과 재훈련 기회를 확대해야 합니다.
3. 지역 균형 발전: 수도권과 지방의 경제적 격차를 줄이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여 지리적 불평등을 완화해야 합니다.

결론: 새로운 시대의 도래

세계는 지금 신자유주의 시대의 종언과 함께 새로운 경제 질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세계화의 후퇴, 산업 정책의 귀환, 국가 안보와 경제 주권의 중요성 부각 등이 이 새로운 시대의 특징입니다. 미국에서 노동자 계층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지지 기반을 옮긴 현상은 이러한 거시적 변화의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한국은 이러한 글로벌 변화를 예리하게 인식하고, 경제 구조와 산업 정책을 적절히 조정하여 새로운 시대에 대비해야 합니다. 단순히 과거의 성공 모델에 의존하기보다는, 변화하는 세계 경제 질서에 맞춰 새로운 경제 체질과 경쟁력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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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ization and Changing Political Landscape: The Political Shift of the American Working Class and Its Implications

In the 21st century swept by waves of globalization, the political support base of the American working class is dramatically changing. The phenomenon of the working class, which was formerly a solid support base for the Democratic Party, moving to the Republican Party is closely connected to the reorganization of the global economic order beyond a simple political change. In this article, we will deeply analyze the causes and effects of these changes, as well as their implications for the Korean economy.

Reorganization of the American Political Landscape: Movement of the Working Class

The Reality of Support Base Changes

According to a recent Gallup survey, 46% of Republicans identify themselves as working class or lower class, while only 35% of Democrats identify themselves as such^19. This is a new trend observed since 2022; in the past, the Democratic Party received more support from the working class. This change represents a profound political reorganization, not a simple temporary phenomenon.

Political tendencies according to education level also show distinct differences. 63% of white voters without a four-year college degree are associated with the Republican Party, which is a significantly increased figure over the past 15 years^2. This gap between education level and political tendency continues to widen, especially among white voters.

The Democratic Party's Identity Crisis

President Biden prided himself on being "the most pro-labor president in history," but reality differed from his claim. In the 2024 election, working-class voters moved further away from the traditional Democratic support base^20. Some labor union leaders criticize this, saying "the Democratic Party has not truly embraced the working class for decades," and even argue that "the Democratic Party must be deconstructed and reconstructed"^20.

Analyses of the causes of the working class's defection include that the Democratic Party neglected the immediate problems of workers while focusing on macro issues (climate change, minority representation, multiculturalism, etc.)^16. There are also evaluations that the Republican Party's messages on immigration policy, inflation, and job issues were more effectively conveyed to the working class^20.

Historical Stages of Globalization and Their Impact

Periodization of Globalization

Globalization is largely divided into three stages^7:

• First Globalization (1870-1914): The peak of 19th-century globalization with active intercontinental movement of goods, people, and capital
• Second Globalization (1944-1971): International economic order under the Bretton Woods system
• Third Globalization (1989-early 2020s): Globalization accelerated with the digital revolution after the fall of the Berlin Wall

Each stage had different economic and social impacts, and particularly the third globalization period brought about deepening inequality within developed countries along with the spread of neoliberalism.

Globalization and Wage Stagnation

In the United States, there has been an unprecedented phenomenon where real wages have stagnated despite improved labor productivity since 1973^4. Causes of this wage stagnation include globalization, high-tech automation, and labor market concentration^11. In particular, there is an analysis that technological advancement and competition with foreign countries can more easily cause a decline in real income in an open economy than in a closed economy^4.

The manufacturing base in the United States has been seriously eroded over the past few decades, with more than 5 million jobs and about 70,000 factories disappearing^5. Especially since 2001, about 3.82 million American jobs have disappeared due to the trade deficit with China, with the manufacturing sector taking the biggest hit^5.

The Elephant Curve: Visualization of Global Inequality

The Meaning of the Elephant Curve

The "Elephant Curve" is a graph published by economists Branko Milanovic and Christoph Lakner in 2013, showing the unequal distribution of income growth among various income groups worldwide from 1988 to 2008^3. This curve was named for its resemblance to the side profile of an elephant.

In this graph, the X-axis represents the percentiles of global income distribution, and the Y-axis represents the cumulative growth rate percentage of income. The main conclusion is that while the global top 1% experienced about a 60% increase in income, the global middle class (mainly the middle class in China, India, and Southeast Asian countries) experienced a 70-80% increase in income^3.

Winners and Losers

The most important insight the elephant curve shows is that the lower-middle class in developed countries (especially the working class in the United States and Europe) became relative losers in the global income redistribution. Their real income has stagnated or decreased over the past 20 years^3. On the other hand, the middle class in emerging countries and the global top 1% were the biggest beneficiaries.

This pattern of income change provides an important clue to explaining the economic insecurity and political discontent of the working class in developed countries.

Economic Inequality and Changes in the Political Landscape

Piketty's Analysis of Inequality

Economist Thomas Piketty, analyzing historical patterns of modern inequality, points out that wealth inequality has been deepening again since the 1980s^6. He names the current era the "Second Gilded Age" and explains that this period has the unique characteristic of not weakening inequality along with the stability of economic growth^6.

Class Mobility and Support for Far-Right Parties

According to recent research, downward class mobility (moving to a lower social class than one's parents) is associated with support for far-right parties^1. This is related to decreased life satisfaction and income insecurity, and these economic factors can partially explain the rise of far-right parties in European countries^1.

In the United States as well, the support of the white working class played an important role in Trump's election as president in 2016, and there is an analysis that this is related to the discontent of communities that were "left behind" due to a lack of social and geographical mobility^15.

Reorganization of the Global Economic Order

Return of Industrial Policy

With the end of the neoliberal era, industrial policy is becoming important again. The U.S. CHIPS & Science Act of 2022 authorized $52.7 billion to support the U.S. semiconductor industry and allocated an additional $200 billion to support science and innovation^8. This shows the U.S.'s active policy intervention to strengthen national security and industrial competitiveness.

This act includes strict conditions such as prohibiting the expansion of manufacturing capabilities in "foreign countries of concern" like China for 10 years, which is expected to promote the reorganization of global supply chains^8.

Changes in Trade Policy

The Biden administration maintained the China tariffs from the Trump era while further increasing tariff rates on some items. From September 27, 2024, the tariff rate will increase to 100% for electric vehicles, 50% for solar cells, and 25% for electric vehicle batteries, critical minerals, steel, aluminum, etc.^9.

These tariff policies, like Biden's other economic policies, aim to strengthen domestic manufacturing in areas such as clean energy and semiconductor chips^9. This signifies the weakening of the global free trade system and the strengthening of protectionist approaches for national security and industrial competitiveness.

Implications for the Korean Economy

Responding to the Changing Global Environment

The slowdown of globalization and the intensification of geopolitical tensions pose new challenges to export-dependent economies like Korea. In a situation where trade conflicts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are intensifying, Korea needs the following strategic responses:

1. Diversification of Industrial Structure: Reduce dependence on core industries such as semiconductors and batteries, and foster various future industries.
2. Strengthening the Domestic Economy: Reduce export dependence and revitalize the domestic market to improve economic constitution.
3. Improving Technological Self-Reliance: Increase self-reliance in core technologies to reduce vulnerability to global supply chain disruptions.

Reconsideration of Labor Policy

As seen in the cases of the United States and Europe, the economic insecurity of the working class can cause serious political instability. Korea should also consider the following labor policy directions:

1. Alleviating Income Inequality: Ensure that the benefits of globalization are evenly distributed throughout society through guaranteed adequate wages and strengthened social safety nets.
2. Expanding Education and Retraining: Expand education and retraining opportunities for workers to adapt to technological changes.
3. Balanced Regional Development: Reduce economic disparities between the metropolitan area and local regions and revitalize local economies to alleviate geographical inequality.

Conclusion: The Advent of a New Era

The world is now seeking a new economic order with the end of the neoliberal era. Characteristics of this new era include the retreat of globalization, the return of industrial policy, and the importance of national security and economic sovereignty. The phenomenon of the working class in the United States shifting its support base from the Democratic Party to the Republican Party shows one aspect of these macroscopic changes.

Korea must keenly recognize these global changes and appropriately adjust its economic structure and industrial policies to prepare for the new era. Rather than simply relying on past success models, it should build a new economic constitution and competitiveness in line with the changing world economic 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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