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의 정신, 국가를 향한 헌신: 허채경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의 파란만장한 여정

개성상인의 혈통을 이어받아 검소함과 신용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기업가가 있습니다. 시멘트 산업의 개척자이자 대관령 목장, 서울랜드, 녹십자 제약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한 우덕(友德) 허채경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의 이야기입니다. "기업은 곧 사람이다"라는 철학으로 경제 발전과 사회 공헌을 동시에 이뤄낸 그의 삶은 오늘날 기업가 정신의 표본이 되고 있습니다.

시멘트 만들다 소 풀고, 놀이공원에 백신까지? 한일시멘트 이야기 / 소비더머니

시멘트 만들다 소 풀고, 놀이공원에 백신까지? 한일시멘트 이야기 / 소비더머니

 

검소한 개성상인, 산업 보국의 꿈을 품다

1919년 개성에서 40여 리 떨어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난 허채경 회장은 정직과 신의를 가장 큰 덕목으로 삼는 한학자 아버지 밑에서 성장했습니다^4. 명문 송도중학교를 졸업한 후 광산과 제철소에 갱목을 납품하는 일을 하며 석회석과의 인연을 시작했습니다^3.

흥미롭게도 허채경이 태어난 1919년은 우리나라 최초의 시멘트 공장이 완공된 해이기도 합니다. 당시 일본 소야전 시멘트 주식회사가 건설한 평양 인근의 승호리 공장은 일제의 자원 수탈 상징이었고, 6.25 전쟁 당시 공습으로 파괴되었습니다^4.

허채경은 해방 후 삼팔선 접경지 토성 부근에서 소석회 공장을 차려 성공적으로 운영했으나, 6.25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고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부산에서 수산물 도매업을 했지만 실패했고, 자녀들이 생계를 위해 극장 앞에서 껌을 팔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4.

이러한 고난은 그에게 중요한 기업 정신을 심어주었습니다. "신용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고, 겸손한 마음으로 끊임없이 배우며, 사회에 이바지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철학이 그것입니다.^4

한일시멘트의 탄생과 석회석과의 운명적 만남

대전으로 자리를 옮긴 허채경은 동향인 세 사람과 '대아상사'라는 건재상회를 차렸습니다. 6.25 전쟁으로 초토화된 국토 재건을 위해 시멘트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였습니다^4.

1960년대 초, 시멘트는 극도로 부족해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허채경은 국가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되는 시멘트 산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고, 1961년 12월 28일 '한일시멘트공업주식회사'를 설립했습니다^4.

그는 최적의 석회석 광산을 찾아 전국의 산을 돌아다녔고, 마침내 충북 단양에서 이상적인 부지를 발견했습니다. 그 감격을 기념해 자신의 호를 '우덕(友德)'으로 지었는데, 이는 단양 공장이 있는 단양 우덕리에서 따온 것입니다^1^4.

1964년 6월 20일, 연산 40만 톤 규모의 단양 공장이 준공됐습니다. 허채경은 준공식에서 "이 공장은 몇 개인이 하는 사유 공장이 아니라 종업원들의 공장이요, 국민의 공장이며 궁극적으로는 나라의 공장"이라고 선언했습니다^4. 이 공장 덕분에 한국은 매년 30만 톤씩 수입하던 시멘트를 자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일시멘트의 성장과 다양화된 사업 모델

국경을 넘어선 도전, 인도네시아 진출

한일시멘트는 1970년대에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철강 회사를 설립한 것입니다. 이는 국내 최초의 플랜트 수출로 기록되었고, 현지 합작 법인을 통해 철강 제품을 생산하며 국제 무대로 발돋움했습니다^3.

초기에는 적자로 인해 철수 의견이 있었지만, 허채경 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를 통해 결국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4. 이러한 해외 진출 경험은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확장에 중요한 선례가 되었습니다.

황무지를 낙원으로, 대관령 목장의 개척

1970년대 초, 허채경 회장은 또 다른 도전에 나섰습니다. 정부의 '축산업을 통한 식량자급 계획'에 동참하기 위해 해발 800m가 넘는 대관령에 목장을 개발하기로 한 것입니다^6.

당시 많은 사람들이 고지대 목장 개발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허채경 회장은 "대관령 목장 개발은 국가를 위해 해야 할 과업"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5. 심지어 강남의 땅을 팔아 이 사업에 투자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여의도 크기의 3배에 이르는 9,000만 m² 규모의 거대한 목장이 탄생했습니다. 대관령 하늘목장은 2014년에 40년 만에 일반에 개방되었으며, 현재는 약 400여 두의 홀스타인 젖소와 100여 두의 한우를 친환경적으로 사육하고 있습니다^5.

1984년 6월 5일, 목장 개척 10주년을 맞아 세운 비석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한반도 등허리 이곳 대관령은 잡목 우거지고 바윗덩이 나뒹구는 버려진 땅이었습니다. 황무지를 개척 이용하겠다는 일념으로 첫 삽을 든지 어언 십 년... 조국과 민족에 이바지하려는 뜻을 여기에 새겨 길이 전하고..."^5

국민의 여가와 행복을 위한 서울랜드

1980년대, 허채경 회장은 또 다른 분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시가 추진하던 테마파크 사업에 참여한 것입니다^7.

초기 시공사가 사업을 포기하자 서울시는 허채경 회장에게 사업 추진을 요청했습니다. 시멘트 사업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 산업이었지만, 그는 국민의 휴식과 여가 증진이라는 목표에 공감했습니다^7.

1986년 1월, 한덕개발(현 서울랜드)을 설립했고, 1988년 5월 서울랜드가 개장했습니다. 이는 국내 최초의 테마파크로,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게 되었습니다^7.

생명을 살리는 사업, 녹십자 제약의 발전

허채경 회장은 제약 산업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녹십자제약을 설립하여 제약 업계의 대표적 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3. 특히 B형 간염 백신 개발 등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했습니다.

이처럼 시멘트, 농축산업, 레저, 제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성공적인 도전은 허채경 회장의 선구자적 안목과 개척 정신을 보여줍니다.

허채경 회장의 개척자 정신 녹십자

정도경영과 사회적 책임의 실천자

허채경 회장의 경영 철학은 '정근신(正勤信)'이었습니다. 올바른 길을 근면하게 걸으며 신용과 신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입니다^2. 그는 개성상인 특유의 내실경영과 정도경영을 실천했습니다^8.

허채경 회장의 검소함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소변을 모아 한 번에 물을 내리고, 다 쓴 칫솔을 다듬어 재사용하는 등 자원을 아끼는 생활을 고수했습니다. 그의 아들도 이러한 검소함을 배워 칫솔을 너무 오래 써서 잇몸에 피가 날 정도였다고 합니다.

1986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사옥을 지었을 때, 주변에서는 '한일시멘트 빌딩'이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는 '우덕빌딩'으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 이유를 묻자 "이 건물이 우리만 쓸 건물이 아니지 않은가. 그 사람들 생각도 해줘야지"라고 대답했습니다^1.

또한 허채경 회장은 '산업보국(産業報國)'을 창업정신으로 삼았습니다. 1970년대에 금융이나 유통 등 더 수익성 높은 산업으로 진출하라는 유혹을 받았지만, 시멘트와 건설 및 건자재 관련 기간산업에만 집중했습니다. 눈앞의 이윤보다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소신 때문이었습니다^1.

사회 공헌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우덕재단'을 설립하여 장학사업과 사회복지 지원사업을 펼쳤고, 한일시멘트의 지분 일부를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분양하기도 했습니다^4.

개척자 정신의 유산

허채경 회장은 1992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기까지 한일시멘트를 국내 굴지의 우량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부채비율이 18%에 불과하고 창립 이래 43년간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점은 그의 내실경영의 결실입니다^8.

허채경 회장은 평생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했습니다. 시멘트가 부족했던 시절, 지도 한 장을 들고 해발 800m 대관령에 씨를 뿌리고,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품을 때 멀리 내다보며 꿈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개척자의 길은 험하고 괴롭지만, 그 성취감은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개척 정신과 기업가 정신은 오늘날 한국 경제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

허채경 회장의 삶은 기업가에게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책임과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비전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검소한 생활과 정도경영, 개척 정신은 현대 기업가들에게도 중요한 가치입니다.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나요? 허채경 회장처럼 남들이 가지 않은 길, 어렵지만 의미 있는 길을 개척할 용기가 있나요? 오늘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더욱 강조되는 시대에, 허채경 회장의 산업보국 정신은 깊은 울림을 줍니다.

여러분은 어떤 분야에서 개척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허채경 회장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어떤 영감을 주었는지 함께 나눠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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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irit of Pioneering, Dedication to the Nation: The Dramatic Journey of Hanil Cement's Honorary Chairman Huh Chae-kyung

There is an entrepreneur who inherited the bloodline of Gaeseong merchants and left a significant mark on Korea's industrial development based on frugality and credit. This is the story of Woo-deok (友德) Huh Chae-kyung, the honorary chairman of Hanil Cement, who was a pioneer in the cement industry and played a groundbreaking role in various fields, including Daegwallyeong Ranch, Seoul Land, and Green Cross Pharmaceuticals. With his philosophy that "a company is its people," his life, which achieved both economic development and social contribution, has become a model of entrepreneurship today.

A Frugal Gaeseong Merchant with Dreams of Industrial Patriotism

Born in 1919 in Gaepung, Gyeonggi Province, about 40 ri from Gaeseong, Chairman Huh grew up under a father who was a scholar of Chinese classics and valued honesty and trust above all^4. After graduating from the prestigious Songdo Middle School, he began working in mines and ironworks, supplying mining timber, which started his connection with limestone^3.

Interestingly, 1919, the year Huh was born, was also the year Korea's first cement factory was completed. The Seungho-ri factory near Pyongyang, built by Japan's Soyajeon Cement Company, was a symbol of Japanese resource exploitation and was destroyed by air raids during the Korean War^4.

After liberation, Huh successfully operated a quicklime factory near the 38th parallel, but lost everything during the Korean War and fled as a refugee. In Busan, he attempted the fish wholesale business but failed, and there are stories that his children sold gum in front of theaters to make a living^4.

These hardships instilled in him an important business spirit: "Value credit as precious as life, continuously learn with a humble heart, and maintain an attitude of contributing to society."^4

The Birth of Hanil Cement and a Fateful Encounter with Limestone

After moving to Daejeon, Huh established a building materials company called 'Dae-a Sangsa' with three people from his hometown. It was a time when cement was desperately needed for rebuilding the country devastated by the Korean War^4.

In the early 1960s, cement was in such short supply that it was difficult to obtain even at premium prices. Huh decided to enter the cement industry, which was the cornerstone of national economic development, and established 'Hanil Cement Industrial Co., Ltd.' on December 28, 1961^4.

He traveled around mountains nationwide in search of the optimal limestone quarry and finally discovered an ideal site in Danyang, Chungbuk. To commemorate this excitement, he took the pen name 'Woo-deok (友德)', derived from Wudeok-ri, Danyang, where the factory was located^1^4.

On June 20, 1964, the Danyang factory with an annual capacity of 400,000 tons was completed. At the opening ceremony, Huh declared, "This factory is not a private factory owned by a few individuals, but a factory for employees, a factory for the people, and ultimately, a factory for the country"^4. Thanks to this factory, Korea was able to become self-sufficient in cement, which had previously been imported at 300,000 tons annually.

Challenges Beyond Borders: Expansion to Indonesia

In the 1970s, Hanil Cement embarked on another challenge. They established a steel company in Indonesia, which was recorded as Korea's first plant export, and stepped onto the international stage by producing steel products through a local joint venture^3.

Initially, there were opinions to withdraw due to losses, but Chairman Huh did not give up and eventually succeeded in turning a profit through continuous investment and management^4. This overseas expansion experience set an important precedent for Korean companies' global expansion.

From Wasteland to Paradise: Pioneering Daegwallyeong Ranch

In the early 1970s, Chairman Huh took on another challenge. He decided to develop a ranch in Daegwallyeong, at an altitude of over 800 meters, to participate in the government's 'food self-sufficiency plan through livestock farming'^6.

Although many people questioned the possibility of high-altitude ranch development at the time, Chairman Huh insisted, "The development of Daegwallyeong Ranch is a task that must be done for the country," and did not bend his will^5. It is said that he even sold land in Gangnam to invest in this business.

As a result, a huge ranch covering 90 million square meters, three times the size of Yeouido, was born. Daegwallyeong Sky Ranch was opened to the public in 2014 after 40 years and currently raises about 400 Holstein dairy cows and 100 Korean native cattle in an environmentally friendly manner^5.

On June 5, 1984, the following words were inscribed on a monument erected to mark the 10th anniversary of the ranch's pioneering: "The Daegwallyeong area on the backbone of the Korean Peninsula was an abandoned land overgrown with trees and rolling rocks. It's been ten years since we took the first shovel with the determination to pioneer and use this wasteland... We engrave here our will to contribute to our homeland and people..."^5

Seoul Land for the Leisure and Happiness of the People

In the 1980s, Chairman Huh turned his attention to another field. He participated in the theme park project that Seoul City was promoting ahead of the 1988 Seoul Olympics^7.

When the initial contractor abandoned the project, Seoul City requested Chairman Huh to proceed with the business. Although it was a service industry completely different from the cement business, he sympathized with the goal of promoting the rest and leisure of the people^7.

In January 1986, he established Handeok Development (now Seoul Land), and in May 1988, Seoul Land opened. This became Korea's first theme park, contributing to improving the quality of life for citizens^7.

A Business That Saves Lives: The Development of Green Cross Pharmaceuticals

Chairman Huh also took interest in the pharmaceutical industry. He established Green Cross Pharmaceuticals and grew it into a representative company in the pharmaceutical industry^3. In particular, he contributed to improving national health through the development of Hepatitis B vaccines.

These successful challenges in various fields, including cement, agriculture and livestock, leisure, and pharmaceuticals, demonstrate Chairman Huh's pioneering insight and pioneering spirit.

Practitioner of Right-path Management and Social Responsibility

Chairman Huh's management philosophy was 'Jeonggeunsin (正勤信)'. It means walking the right path diligently while valuing credit and trust above all^2. He practiced the unique substantial and righteous management of Gaeseong merchants^8.

Chairman Huh's frugality is widely known. He maintained a life of conserving resources, such as collecting urine to flush at once and reusing worn-out toothbrushes after trimming them. His son also learned this frugality, using toothbrushes so long that his gums would bleed.

When he built a company building in Yeoksam-dong, Gangnam-gu, Seoul in 1986, people expected it to be named the 'Hanil Cement Building', but he named it the 'Wudeok Building'. When asked why, he replied, "This building won't be used by us alone. We need to consider others too"^1.

Chairman Huh also took 'industrial patriotism (産業報國)' as his founding spirit. In the 1970s, despite being tempted to enter more profitable industries like finance or distribution, he focused only on key industries related to cement, construction, and building materials. This was due to his conviction to contribute to national economic development rather than immediate profits^1.

He was also active in social contributions. He established the 'Wudeok Foundation' to carry out scholarship and social welfare support projects, and even distributed some shares of Hanil Cement to employees free of charge^4.

Legacy of the Pioneer Spirit

Until he stepped down as honorary chairman in 1992, Chairman Huh grew Hanil Cement into one of Korea's leading high-quality companies. The fact that the debt ratio was only 18% and that the company never recorded a deficit in its 43-year history is the fruit of his substantial management^8.

Chairman Huh pioneered roads others did not take throughout his life. In an era when cement was scarce, he sowed seeds in Daegwallyeong at 800 meters above sea level with just a map in hand, and when many were skeptical, he looked far ahead and turned dreams into reality.

He said, "The path of a pioneer is difficult and painful, but the sense of achievement is great." His pioneering and entrepreneurial spirits have become the foundation of the Korean economy today.

Lessons for Us Today

Chairman Huh's life shows that entrepreneurs need a vision that can contribute to social responsibility and national development beyond simple profit pursuit. Frugal living, righteous management, and pioneering spirit are important values for modern entrepreneurs as well.

What path are we walking on? Do we have the courage to pioneer a difficult but meaningful path that others have not taken, like Chairman Huh? In today's era where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is increasingly emphasized, Chairman Huh's spirit of industrial patriotism resonates deeply.

In what field would you like to become a pioneer? Please share what inspiration Chairman Huh's story has given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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